발행인칼럼2

제목“어디에 대고 감히 개·돼지입니까?” #8522022-07-23 22:09

어디에 대고 감히 개·돼지입니까?”

 

“나는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모두 농담이라고 생각해 웃음)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된다. ‘민중은 개·돼지다이런 멘트가 나온 영화가 있었는데….

- 내부자들이다.

“아, 그래 내부자들….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 그게 무슨 말이냐? (참석자들의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

“개·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고.

 

- 지금 말하는 민중이 누구냐?

99%.

- 1% 99% 할 때 그 99%?

“그렇다.

- 기획관은 어디에 속한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1%가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어차피 다 평등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는 게 무슨 뜻인가?

“신분이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는 거다. 미국을 보면 흑인이나 히스패닉, 이런 애들은 정치니 뭐니 이런 높은데 올라가려고 하지도 않는다. 대신 상·하원… 위에 있는 사람들이 걔들까지 먹고 살 수 있게 해주면 되는 거다.

- 기획관 자녀도 비정규직이 돼서 99%로 살 수 있다. 그게 남의 일 같나?

(정확한 답은 들리지 않았으나 아니다, 그럴 리 없다는 취지로 대답)

 

- 기획관은 구의역에서 컵라면도 못 먹고 죽은 아이가 가슴 아프지도 않은가? 사회가 안 변하면 내 자식도 그렇게 될 수 있는 거다. 그게 내 자식이라고 생각해봐라.

“그게 어떻게 내 자식처럼 생각되나? 그게 자기 자식 일처럼 생각이 되나?

- 우리는 내 자식처럼 가슴이 아프다.

“그렇게 말하는 건 위선이다.

- 지금 말한 게 진짜 본인 소신인가?

“내 생각이 그렇다는 거다.

- 이 나라 교육부에 이런 생각을 가진 공무원이 이렇게 높은 자리에 있다니…. 그래도 이 정부가 겉으로라도 사회적 간극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줄 알았다.

“아이고… 출발선상이 다른데 그게 어떻게 같아지나. 현실이라는 게 있는데….

 

이상은 지금은 어쩔 수 없이 파면 조치된교육부 나향욱 정책기획관이 7일 저녁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경향신문 정책사회부장, 교육부 출입기자와 저녁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나눈 대화의 일부분입니다.

 

나 기획관은 역사교과서국정화, 공무원 정책실명제에 관한 얘기를 나누던 중 ‘신분제’ 얘기를 꺼냈습니다. 경향신문 기자들은 발언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수 차례 해명기회를 줬지만 그는 처음의 발언을 거두지 않았다고 합니다.

 

얼마 전 뭣이 중헌디?’로 촌철살인의 일갈을 가한 JTBC 김종혁 앵커가 711일 방송된 ‘뉴스현장’에서 이렇게 클로징 멘트를 했습니다.

 

오늘의 한마디는 개·돼지의 세금입니다. 교육부 나향욱 정책기획관이 신분제가 필요하고 국민은 개·돼지처럼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고 발언해서 시끄럽습니다. 대한민국 헌법11조는 사회적 특수계급은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돼있는데 이게 무슨 해괴한 소리인가요? 온갖 생각이 다 듭니다. 국정 역사교과서를 고집했던 건 그래서입니까? 무식한 개·돼지들 가르쳐 주려고? 논란 많았던 교육부의 다른 정책들은 개·돼지들 희생시켜 1%를 챙겨주기 위한 거였습니까? 차마 믿고 싶진 않습니다. 하지만 기자들 앞에서도 그러는데 공무원들 자기들끼리 있을 땐 무슨 얘기를 나누는지 궁금합니다. 나향욱씨는 그 동안 그 개·돼지들이 낸 세금으로 먹고 살았습니다. 퇴직하면 공무원 연금의 혜택도 누리겠죠. 어디에 대고 감히 개·돼지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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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선

<코리아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 10 1 <코리아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