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비결이 뭡니까?” “어쩜 그렇게 잘 잡으세요? 저희는 낚싯대를 여섯 개나 꽂아 놓고도 여태 한 마리도 못 잡고 있는데… 정말
잘 잡으시네요. 도대체 비결이 뭡니까?” “네? 아, 네… 그냥 운이
좋은 거죠, 뭐.” “혹시 운동하셨어요?” “네?” “낚싯대를 던지시는데 추가 엄청 멀리 날아가더라구요. 우리는 아무리 해도
요 앞에 툭 떨어지는데… 그래서 혹시 전에 무슨 운동을 하셨나 해서요.” “아닙니다. 그것도 자꾸 하다 보니까…” “미끼는 뭘 쓰세요?” “정어리 씁니다.” “생 정어리입니까, 아니면 소금에 절인 걸 쓰십니까? 우리 목사님은 소금에 절인 정어리를 쓰시는데…” “저는 일반 정어리를 씁니다.” “하도 잘 잡으시기에 특별한 미끼를 쓰시는 줄 알았습니다.” 지난 일요일 오후, 우리의 놀이터(?)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열 명쯤 되는 대부대를(?) 이끌고 체리브룩
어느 교회에서 왔다는 풍채 좋은 남자 한 분이 우리에게 다가와 이런저런 질문들을 던졌습니다. “처음엔 남자 분인 줄 알았는데 사모님이셨네요. 대단하십니다. 그런데 두 분은 호흡이 참 잘 맞는 것 같습니다. 부럽습니다.” 그 분은 이 말을 남기고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운동을 했느냐? 그런 건 아니지만 제가 던지는 낚싯대가 꽤 멀리 날아가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손을 놓고 있을 때도 우리는 꼭 몇 마리씩은 잡곤 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추와 함께 미끼가 멀리, 연어들이 몰려 있는 지역까지 날아가기 때문인 듯싶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저한테 “김 사장님이 잘 잡으시는 건 ‘투척기술의 승리’입니다”라고
했던 기억이 문득 났습니다. 분명 저도 처음에는 멀리까지 던지지 못했을 터인데 자주 던지다 보니 이력이
난 것 같습니다. 아내와 호흡이 잘 맞는다? 그건 1백퍼센트
맞는 얘기입니다. 아내와 저는 알게 모르게 분업과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아내가 미끼를 달아 놓으면 제가 던지고 한 사람이 연어를 끌어 당기면 또 한 사람은 달려가서 놓치지 않도록
백업을 하고…. 특히 두 세 마리가 동시에 낚싯대를 물고 늘어질 때의 우리의 민첩한 대처는 꽤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날 우리는 모두 일곱 마리의 연어를 잡았고, 우리가 자리를 뜰 때까지 한 마리밖에 잡지 못한 체리브룩 그 분들에게 두 마리를 건네주고 왔습니다. 그 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저는 두 가지 사실을 새삼스레 느꼈습니다. 무슨 일이든 경험 물론, 제대로 된 경험이 쌓이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 일에 능숙해진다는 사실, 그리고 서로 호흡을 잘 맞추는 이른바 콤비플레이가 잘 이뤄져야 좋은 결실을
가져온다는 사실입니다. 회사 일도 그런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의
기자생활을 포함해 28년째 이 일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기사 한 줄,
카피 한 줄을 써도 남들보다 조금은 더 나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특히 광고의 경우 컨셉 잡기에서부터 카피 그리고 디자인까지의 3박자가 잘 맞고 담당자끼리의 호흡과 조화가 잘 이뤄지면서 “역시 <코리아 타운>에 맡기면 멋진 광고가 나온다”는 평가를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제대로 된 경력 그리고 상호협조가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는
건 어떤 회사에서든 어떤 업무에서든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아주 보편적인 원칙일 것입니다. ********************************************************************** 김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일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