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겸 선수?! “김 기자!” “……” “김태선씨!” “네? 아, 네! 국장님.” 23년 전의 일입니다. 첫 출근한 ‘햇병아리
기자’는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이런저런 자료들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하늘 같은’ 편집국장의 느닷없는
부름! 잔뜩 긴장한 채 편집국장 자리로 갔습니다. “김 기자, 영문과 출신이죠? 이거
번역, 정리해서 기사로 한 번 만들어봐요.” 편집국장이 건네준
것은 최신 호 <TIME>이었습니다. 적지 않은
분량에 만만치 않은 내용. 열심히 사전을 뒤적이며 끙끙대기를(?) 한
시간쯤…. “김 기자! 다 끝났어요?” ‘헉!’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아니, 그걸 뭐 그렇게 오래 붙들고 있나? 그럼, 이거부터 정리해서 좀 넘겨줘요.” 허허 웃으며 편집국장이 넘겨준
것은 또 다른 <TIME> 번역기사였습니다. 편집국장
스스로가 짧은 시간 내에 뚝딱뚝딱(?) 만들어낸 것이었습니다. ‘해직 기자’ 출신인 그 편집국장은 뛰어난 실력과 카리스마로 많은 일에 솔선수범
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사적인 자리에서는 기자들에게 ‘이웃집
형님’과도 같은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주었습니다. 그 분은 저에게 유독 어려운 훈련과 힘든 일을 많이 시켰고 저는 그 분으로 인해 많은 것들을 배우고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 자신은 성격도 그런 데다가 ‘첫 상사’인
그 분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일이 끝나지 않으면 밥도 안 먹고 잠도 안 자는 무식한(?) 면을 지니고
있습니다. 언제나 일에 파묻혀 지내는 탓에 주변으로부터 ‘사서
고생한다’는 말도 많이 듣습니다. 지금도 저는 스스로를 ‘감독 겸 선수’라
칭하며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냅니다. 아침 시간에는 회사경영 전반과 부서별 업무 파악 및 지시에 주력하고, 낮 시간부터는 광고 상담, 광고 컨셉 및 카피라이팅, 사진촬영, 수금, 기자들이
넘긴 기사 및 외부원고 정리 등의 일로 분주합니다. 여기저기를 다니다 보면 “아니, 어떻게
사장님이 직접 오셨느냐?”며 반겨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코리아
타운은 얼마나 돈이 없길래 사장이 직접 수금을 다니냐?”고 걱정(?)
해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에 대한 제 대답은 한결 같습니다. “코리아 타운은 사장부터 말단까지,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앞장 서서 많은 일을 하다 보니 코리아 타운은 모든 사람들이 참 열심입니다. 그렇다고 코리아 타운 사람들이 모두 저처럼 일에 중독돼(?) 사는
건 아닙니다. 사무실에는 늘 음악이 흐르고 있고 웃음소리도 종종 터져 나옵니다. 맛 있는
것도 사서 나눠 먹고 서로서로를 챙겨주는 가족적인 분위기도 형성돼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이 느껴지는 건 ‘어느 조직이든 리더가 솔선수범 하면
모든 구성원들이 그와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좋은 그림이 그려진다’는 사실입니다. ********************************************************************** 김태선 1956년 생. <코리아 타운> 대표.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일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