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한인회장 선거, 그 후… 한인회장… 도대체 왜 하려는
걸까요? 한인회장이 되고 나면 돈이 생기기는커녕 1년에 10만불 정도씩 자기 돈을 꼴아(?)박아야 한다는데도 말입니다. 한인회장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명예 때문일까요? 아니면 모든 후보자들이
한결같이 내세우는 ‘교민사회를 위한 봉사’ 때문일까요? 우리 가족도 지난 토요일 오후 시드니한인회장 선거에 참여했습니다. 하루 종일 추적추적 비가 내렸음에도 양측 지지자들은 경쟁적으로 자기 후보 지지를 호소했고 어찌됐든 새로운 시드니한인회장
당선자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도 투표에 참여한 3천 7백 63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교민들은 시드니한인회장 선거를 ‘나와는 상관 없는 일’로 치부해버렸습니다. 또 다시 ‘그들만의 선거’가
돼버린 겁니다. 어떻게 하면 교민들을 한데 아우르는 시드니한인회가 될 수 있을까요? 뜬구름 잡는 얘기 같긴 하지만 ‘교민들이
시드니한인회를 통해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것들을 얻을 수 있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많은
교민들이 시드니한인회를 찾게 될 것입니다. 또 하나의 난제, 시드니한인회의
재정자립… 이번에도 다양한 공약들이 제시되긴 했지만 썩 신통한 건 없어 보입니다. 가장 좋은 건 한국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지원을 받는 방법일 텐데 이 역시 소원하기만 합니다. 새롭게 출범할 제29대 시드니한인회는
‘공약’대로 ‘진정한
봉사자의 자세’에서 이 두 가지 근본적인 고민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2년 후에는 또 다시 그들만의 한인회, 그들만의 선거, 더 나아가 ‘그
놈이 그 놈’이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 해봅니다. 이번 시드니한인회장 선거 외곽에서(?)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고 싶은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투표에 참여한 사람들은 물론, 투표를 하지 않은 사람들 중에서도 누가 당선이 됐는지 궁금한 사람들은 많았을 터, 양쪽 후보 선거캠프 관련자들을 통해 일찌감치 결과를 전해들은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교민매체들의 홈페이지를 찾았을 것입니다. 6월 30일 새벽 1시 42분, 한 교민매체
홈페이지에 시드니한인회장 선거결과를 알리는 기사가 사진 두 장과 함께 올라왔습니다. 기사에는 두 후보의
전체 득표수와 함께 부재자투표 및 6개 투표소 별 득표상황이 담긴 도표까지 들어 있었습니다. <호주한국일보> 고직순 발행인. 늘 교민사회 이곳 저곳을 부지런히 누비고 다니는 그는 선거결과가 밤 아홉 시 조금 넘어서 나왔으니 이런저런
정리를 마치고 돌아와 밤늦은 시간에 컴퓨터 앞에 앉았을 겁니다. 웬만하면 다음 날 아침에, 그것도
아니면 월요일 아침에 기사를 올릴 수도 있었을 텐데 선거결과를 궁금해 하는 교민들을 위해 그렇게 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로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었겠지만 <호주한국일보>는 그렇게 시드니 교민매체들 중 가장 발 빠르게 선거결과를 전했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기자’로서의 사명을 다한 그도 그날 새벽에는 선거기간
동안의 피로를 씻어내는 ‘꿀잠’을 잤을 겁니다. 아직까지는 여러 가지 면에서 ‘언론’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을 만큼 당당하지 못한 우리의 현실에서 그는 교민매체들이 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를 보여줬습니다. 훗날 <코리아타운>을 ‘잡지의 장점과 신문의 장점을 두루 갖춘 제대로 된 언론’으로 만들고 싶은 저로서는 고직순 발행인으로 인해 새삼 많은 생각을 갖게 됐던 주말이었습니다. ********************************************************************** 김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일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