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

제목기분 좋은 리노베이션 #8972022-07-23 22:35

기분 좋은 리노베이션

 

다른 집인 줄 알고 그냥 지나칠 뻔했어요. 어쩜 이렇게 완벽하게 바뀔 수가 있대요?” 최근 우리 집을 찾은 지인들의 한결같은 이야기입니다. 집 안팎을 둘러보는 그들의 입에서는 연신 감탄사가 터져나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봐도 완전히 다른 집이 됐는데 다른 사람들 눈에는 오죽하겠습니까? 그 동안 적지 않은 돈과 시간 그리고 노력을 들인 보람이 톡톡히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6년 전쯤에도 우리 집은 딸아이 결혼식을 앞두고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했습니다. 그때도 집의 상당 부분을 뜯어고쳐 많은 사람들로부터 집이 참 예뻐졌다. 완전히 다른 집 같다는 찬사를 들었습니다.

 

2009년에 이 집을 사면서도 나름의 리노베이션을 한 차례 했었지만 좀더 좋은 집에 대한 욕심은 늘 잠재해 있었습니다. ‘이 집을 팔고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갈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동네도 좋고 위치도 좋고 이웃도 좋은 이 집을 떠나기에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지금 있는 집을 부수고 새 집을 짓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고그래서 결정한 것이 세 번째 리노베이션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아내에게 주부들의 로망이라는 키친을 최고급으로 바꿔주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는데 이것저것 일이 더해지면서 전체적인 공사로 확대된 겁니다.

 

진 회색과 흰색이 조화를 이루는 외벽은 최신 스타일의 펜스와 어우러져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모습을 뽐내고 있습니다. 차콜색으로 옷을 갈아입은 기와와 원목 천정과 프레임 없는 유리 펜스로 새 단장한 현관 입구는 옛날 집의 이미지를 완전히 날려버렸습니다. 집을 둘러싸고 있는 키 작은 나무들은 아름다움과 평화로움 그 자체입니다.

 

그 옆의 별채는 버려졌던 공간을 200% 활용한 또 하나의 걸작으로 탄생했습니다. 회사보다는 집에서 일하는 시간이 더 많은 저를 위해 아내는 그곳을 제 서재 겸 개인사무실로 만들어줬습니다.

 

집안의 마루바닥도 고급스런 진갈색으로 바꿨고 내부 벽들도 연회색으로 꽃 단장을 했습니다. 블라인드도 최신 유행하는 제품으로 모두 바꾸고 거실 정면 벽에 원목을 붙인 후 대형 TV를 걸자 영화관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기회가 잦은 집인 만큼 뒷마당의 널찍한 데크 위에 전동식으로 열리고 닫히는 대형 어닝까지 갖춰놨더니 리조트가 따로 없습니다.

 

거기에 아내의 꼼꼼한 마무리 작업들이 구석구석 더해지자 그야말로 화룡점정, 더할 나위 없는 동화 속 예쁜 집이 완성됐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완벽한 전신성형, 진정한 환골탈태가 이뤄진 겁니다.

 

그렇게 되기까지에는 우리에게 4개월여의 시간과 인내가 필요했습니다. 아침 일곱 시부터 시작되는 소음과 먼지 그리고 각종 불편함그럼에도 함께 하는 사람들의 깔끔한 일 처리와 이웃들의 이해와 협조로 우리의 새로운 보금자리는 편안한 과정을 거쳐 행복하게 마무리 됐습니다.

 

또 한가지 다행스러웠던 것은 이번 리노베이션을 이끈 빌더가 뛰어난 감각과 철저한 관리능력을 지녔다는 점입니다. 40대 초반의 그는 매사를 자기 집 일처럼 꼼꼼히 챙겼습니다.

 

적지 않은 분들이 집을 새로 짓거나 증축 혹은 리노베이션을 하면서 금전적인 문제를 비롯해 이런저런 고생들을 많이 했다고 하지만 우리는 그 같은 불안함이나 걱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를 소개 혹은 추천하는 건 매우 조심스런 일이지만 이 빌더는 그래도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그가 우리한테 했던 것처럼 다른 분들한테도 똑같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믿음 하에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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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선 tonyau777@hotmail.com

<코리아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 10 1 <코리아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