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그리고 좋은 사람들… 유해진은 결국 물고기를 한 마리도 못 잡았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한 마리라도 잡아보려고 어촌계장의 도움을 받아 포인트를 여러 곳 찾아 다녔지만 그가 낚은 것은
결국 세월(?)뿐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며 못하는 것 없이 다양한 요리들을 척척
만들어낸 차승원은 마지막 날에는 이태리식(?) ‘만재피자’를
뚝딱 구워내 ‘차줌마’의 위력을 다시 한번 뽐냈습니다. “아유, 우리가 여기를 언제 또
오겠어. 가끔 생각은 하다가 칠십쯤 되면 3박 4일 정도로는 올 수 있겠지. 그리고 이런 얘기들을 할 거야. ‘그때 차승원, 요리 정말 잘했지.
유해진은 물고기를 한 마리도 못 잡았고….’ 이렇게 말이야.” 마흔다섯 동갑내기인 그들은 한달 가까이 정들었던 귀요미 강아지 ‘산체’와 고양이 ‘벌이’ 그리고 만재도 ‘세끼집’을
뒤로 하며 잠시 감회에 젖었습니다. tvN의 ‘삼시세끼-어촌
편’은 지난주 금요일 그렇게 마무리됐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대로 음식은 만들기도 쉽고 금방 소화돼버리지만 ‘사람은 좋은 추억과 함께 계속 마음에 남기 때문에’ 더더욱 소중한
존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부지런히 다니세요. 나중에
우리 나이 되면 다니고 싶어도 힘들어서 못 다녀요.” 선배들로부터 종종 듣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아내와 저는 되도록 많은 곳엘 다녀보기로 했습니다. 가끔씩은 해외여행도 하겠지만 호주에도 못 가본 혹은 안 가본 곳들이 많기에
여유가 되는 대로 호주의 여기저기를 많이 찾아 다닐 겁니다. 실제로 15년째 시드니에 살면서
우리가 가본 곳은 어쩌면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맨날 갔던 데 또 가고 너무
멀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은 엄두를 못 냈기 때문입니다. 다행이 작년 초부터 시작한 산행 덕분에 우리는 매주 토요일 ‘좋은 사람들’과 산행을 함께 하며 건강을 챙기고 가끔씩은 스틱을 내려놓고
그들과 훌쩍 단체여행을 떠납니다. 지난주 금요일, 아내와 저는
산행팀 멤버들과 저비스 베이에 다녀왔습니다. 지난달 초에 갔던 곳이지만 크고 작은 아쉬움이 남아 리바이벌(?) 여행을 결정했던 겁니다. 2박 3일 동안 좋은 사람들과
함께 지내며 맛있는 음식도 만들어 먹고 낚시도 하며 여기저기 좋은 곳을 찾아 다니는 시간은 그야말로 ‘힐링’ 그 자체였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부드럽고 하얀 모래를 품고 있다는 하이암스 비치. 신기하게도 그곳의 모래는 양손에 가득 담았다가 쏟아놔도 모래알이 전혀 붙어있지 않습니다. 1백 17년의 역사를 지닌 고풍스런 등대와 천길 낭떠러지가 이루는
앙상블. 아늑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비치에서 야생 캥거루가 사람과 친구처럼 지내는 허니문 베이는 말
그대로 지상낙원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예쁜 아기토끼도 안아보고 코알라와 다정하게 사진도 찍을 수
있는 숄헤이븐 동물원은 아이들과 예쁜 추억을 쌓기에 아주 좋은 곳입니다. 그곳 한 켠에 마련돼 있는
어드벤처 코스는 경이롭게 다가왔고 독특한 생태계를 살필 수 있는 맹그로브 습지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늘 그랬지만 이번 여행에서도 제 목에는 목걸이 볼펜이 걸려 있었고 손에는
카메라와 수첩이 들려 있었습니다. 안 한다, 안 한다 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그렇게 되는 겁니다. 우리의 두 번째 저비스베이 여행 이야기도 쓸만한 정보와 함께 이번
호 <코리아타운>에 실렸습니다. 애독자 여러분의 가족 사랑을 더하는데 작은 보탬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 김태선 <코리아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일 <코리아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