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2

제목‘진짜 블루마운틴’을 가다! #7352022-07-23 21:01

진짜 블루마운틴을 가다!

 

우와!” 이른 아침, 발 아래로 펼쳐진 장관을 바라보며 저마다 탄성을 질렀습니다. 블루마운틴의 거대한 산허리에 솜사탕 같은 구름이 자욱하게, 한 폭의 그림처럼 걸려 있는 모습은 신비하다 못해 차라리 환상적이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산행우리 일행 스물다섯 명은 블루마운틴의 넓고 깊고 아늑한 품속에 안겨 세 시간 남짓을 걸었습니다. 산이 내뿜는 천연의 향,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 이따금씩 들려오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우리의 발걸음을 더더욱 경쾌하게 만들어줬습니다.

 

말로만 듣던, 혹은 멀리서만 바라봤던 웬트워스 폭포 (Wentworth Falls)의 장엄한 모습을 바로 눈 앞에서 접하면서는 알 수 없는 감동에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꼈습니다.

 

산에 갈 때마다 느끼는 사실이지만 이 나라 사람들이 자연을 아끼고 사람을 배려하는 모습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나무들을 어지간해서는 치우지 않고 덩치 큰 녀석이 길을 막고 누워(?) 있을 경우에만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을 만큼만 잘라내서 길을 터줍니다.

 

커다란 바위 때문에 다니기가 힘들 것 같으면 조그맣게 계단을 깎거나 철제 발판을 만들어 쉽게 오르내릴 수 있게 합니다. 지나는 길이 조금이라도 위험하다 싶은 곳에는 예외 없이 철책을 설치해놓고 가파른 정도가 심한 곳에는 만일을 대비해 철책과 함께 원통 모양의 철제 안전망까지 갖춰 놓습니다.

 

13년째 시드니에서 살면서 블루마운틴에는 이전에도 몇 차례 가본 적이 있습니다. 일일관광으로, 혹은 차를 가지고 몇 번 찾았지만 그때마다 저는 블루마운틴의 바깥에서 블루마운틴을 만나곤 했습니다.

 

세자매봉과 웬트워스 폭포를 멀리서 바라봤고 케이블카와 궤도열차도 타고 동물원에도 가고 양털깎기 쇼도 보고 동굴에도 가봤습니다. 큰맘(?) 먹고 딱 한 번 가파른 철제계단을 통과해 세자매봉까지 내려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블루마운틴에 가본 건 지난주 토요일이 처음이었습니다. 웅대한 블루마운틴 안으로 들어가 몇 시간 동안 그가 내뿜는 자연의 숨결을 오롯이 받아들일 수 있는 건 누구나가 다 느낄 수 있는 행복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전의 저처럼 멀리서 바라보는 블루마운틴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블루마운틴 트래킹은 지난주 토요일 우리가 택했던 코스 외에도 몇 군데가 더 있다고 합니다. 이제 막 첫걸음을 뗐지만 블루마운틴에 있는 트래킹 코스들을 모두 섭렵하겠다는, 더 나아가 언젠가는 2 3일의 Six Foot Track에도 도전하겠다는 욕심을 가져봤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접하고 있는 블루마운틴의 겉모습보다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찾아서 누리고 있는 블루마운틴 트래킹 코스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코리아타운> 애독자들에게도 전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한국에서 기자생활을 하면서도 그랬지만 시드니에 와서도 저는 이미 유명해진 곳보다는 조금은 덜 알려진 곳들에 대한 숨겨진 정보들을 찾아내려는 욕심을 늘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들 때문에 그 일이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는 그 같은 노력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볼 생각입니다. 많은 분들이 <코리아타운>은 읽을거리가 많아서, 광고디자인이 좋아서 찾는다고 합니다. 읽을거리가 더 많아지고 광고디자인이 더 좋아지는 것이 <코리아타운>가장 많은 분들이 가장 먼저 찾는 매체의 자리를 확고하게 지킬 수 있는 바른 길, 정도(正道)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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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선

<코리아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 10 1 <코리아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