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의 노력? 1%의 영감! 우리의 고등학교 시절에는 대학 진학을 위한 <진학·進學>이라는 입시전문 월간지가 ‘정통종합영어’나 ‘수학의
정석’만큼이나 절대적인 존재로 자리했습니다. 월간 <진학>은 지금의 수능 (대학수학능력시험) 격인 대학입학예비고사 기출문제를 비롯해 주요대학 입학시험 기출문제, 대학
진학에 성공한 선배들의 대학입시 경험담을 비롯한 대학 진학 관련 각종 이슈들을 담고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무렵, 월간 <진학>에서
전국의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기자’ 모집공고를 냈습니다. ‘지난 10월 7일, 한글날을 이틀 앞두고 문교부가 전국의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덕수궁에서 글짓기대회를 개최했다. 이와 관련된 기사를 200자 원고지 5매 이내로 작성해 제출하라’는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알고 보니 가상의 글짓기대회를 놓고 기사를 작성하는 거였지만 저는 덕수궁
관리사무소에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사실 여부를 물었고 종국에는 직접 찾아가 ‘별 이상한 녀석 다 보겠다는
눈총’까지 받아가며 실제로 그 같은 글짓기대회가 있었는지를 확인했습니다. 제가 제출한 기사가 심사위원들의 호평 속에 1등으로 뽑히면서 저는 3년 동안 월간 <진학> 학생기자로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했지만 공식적으로 ‘기자’ 타이틀을(?) 달고 활동을 시작한 건 그때부터였습니다. 몇 년 후 저는 대학 영자신문 (English Newspaper) 편집국장을
지냈고 졸업을 앞두고는 기자와 교사 사이에서 잠시 갈등을 겪기도 했습니다. 어쨌거나 그로부터 지금까지 저는 기자, 글
쓰는 일을 계속 해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나 호주에서나 제가 좋아하는 일, 제가 하고 싶은 일, 저에게 맞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저는
늘 고마움과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지 말고 선영이한테 한번 시켜봐. 모르긴
해도 자기를 닮아 잘 할 거야.” 2005년 10월, 코리아타운을 인수하고 기자 채용을 계획하고 있을 때 아내가 저한테 던진 이야기입니다. 겨우 열아홉 살, 기자 경력은커녕
글 쓰는 일이라곤 해본 적도 없는 아이였지만 아내의 의견에 따라 일단 시켜보기로 했습니다. HSC에서
한국어 성적이 뛰어나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이름이 올랐던 녀석이었다는 점을 나름의 위안으로(?) 삼았습니다. 그런데 딸아이는 어린 나이에 걸맞지 않게 놀라운 결과물들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거봐. 내 말이 맞지? 그
피가 어디 가겠어?” 아내는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만 10년, 딸아이는 어느덧 무슨 일이든 척척 해내는 ‘올 라운드 플레이어’가 돼있었습니다. 무슨 일이든 능동적으로, 적극적으로, 긍정적으로 해내는 딸아이는 ‘아빠보다 낫다’는 말을 들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문득 “에디슨이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이뤄진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사실 에디슨은 ‘1%의
영감이 없으면 99%의 노력은 소용이 없다’고 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영감 즉, 타고난 재능은 곧
소질이고 소질과 노력이 한데 어우러질 때 비로소 최고가 될 수 있다는 뜻으로, 타고난 사람이 노력하면
1등, 타고나지는 않았지만 노력하면 2등, 타고났는데 노력하지 않으면 3등, 타고난 것도 없고 노력도 안 하면 대책이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어느 분야에서든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타고난 것도 있고 그만큼의
노력이 더해져 그 같은 결과를 이뤄내는 것입니다. 모든 분야에서 어중이떠중이 아무나 덤벼드는 것이 아니라
타고난 사람이 노력해서 1등이 되는 풍토가 정착됐으면 좋겠습니다. ********************************************************************** 김태선 <코리아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일 <코리아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