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그리고 콜라보레이션 LA다저스 류현진이 시즌 12승째를 따냈습니다. 이미 전반기에 10승을 올리며 ‘최정상급 투수’ 반열에 올라선
그가 후반기에도 쾌속항진을 계속하고 있는 겁니다. 류현진이 이룬 ‘전반기 10승’은 선배
메이저리거 박찬호도 가져보지 못한 기록으로, 야구팬들의 관심은 이제 그가 후반기 경기를 통해 박찬호가 세웠던 ‘시즌 18승’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습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향해
‘찬호 박’을 외치던 야구팬들은 어느새 스물 일곱 살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에게 ‘류뚱’을 연호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선배와 후배의 세대교체는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모양입니다. 한국 축구의 경우 아직 박지성, 이영표를 이어줄 류현진 같은 선수가
나와주지 않아 고민이지만 말입니다. 얼마 전, 한국 SBS TV ‘힐링캠프’가 2주에
걸쳐 김창완, 아이유, 악동뮤지션을 한 자리에 불러냈습니다. 김창완은 1970년대 중반, 두 동생과 함께 ‘산울림’ 밴드를
만들어 ‘아니 벌써’라는 기상천외한(?) 노래를 들고나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주인공입니다. 예순이 넘은
지금도 그는 ‘김창완밴드’를 이끌며 꾸준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아이유는 최근 ‘꽃갈피’라는 제목의 리메이크 앨범을 냈습니다. 조덕배의 나의 옛날이야기, 김광석의 꽃, 김완선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이문세의 사랑이 지나가면, 산울림의 너의 의미, 김현식의 여름 밤의 꿈, 클론의 꿍따리 샤바라 등 일곱 곡이 들어
있습니다. 요즘 제 차에서는 아이유 특유의 음색으로 재해석된 이 노래들이 자주 흘러나옵니다. 60대의 김창완과 20대의 아이유, 그리고 10대의 악동뮤지션은 음악이라는 공통분모 위에 세대를 초월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올려놓고 많은 공감대를 형성해냈습니다. 아이유와 김창완이 앙상블을 이룬 ‘너의
의미’와 ‘더더더’ 그리고
김창완, 아이유, 악동뮤지션이 하나가 된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배와 후배간 세대교체, 콜라보레이션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차장데스크, 부장데스크 시절, 저에게는 ‘딸기밭’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었습니다. 기자들이 제출한 기사 중 잘못된 부분을 빨간 플러스펜으로 고쳐놓은 것들이 새빨갛게
들어차 있었던 때문입니다. 원고지를 쓰던 시절은 물론, 워드프로세서나
컴퓨터를 사용할 때도 저는 기자들이 제출한 기사를 일일이 프린트해서 빨간색 펜으로 수정, 보완사항을
일러주곤 했습니다. 모니터로 보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되는 ‘빨간
펜 학습효과’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딸기밭에서 성장한 후배기자들이 이제는 신문과 방송과 여성지에서 어엿한
중진급이 돼있는 걸 보면서 자연스런, 그리고 멋진 세대교체를 느낍니다. 된장찌게가 아니라 ‘된장찌개’다, 좀 더 낳은 삶이 아니라 ‘좀
더 나은 삶’이다, 헤드카피에는 마침표를 찍지 않는다, 어떠한 경우든 경쟁업체를 비방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힘들어도 반드시
원칙을 지키며 정도(正道)를 걸어야 한다… <코리아타운> 가족들에게 제가 늘 강조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 같은 지침을 잘 소화해내는 <코리아타운> 가족들을 보며 저는 작은 보람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제가 가지고 있는 더 많은 것들을 주기 위해 늘 애를 씁니다. 다음 주 수요일(6일) 창간 15주년을 맞는 <코리아타운>에서도 자연스러운 세대교체, 그리고 멋진 콜라보레이션이 이뤄지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 김태선 <코리아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일 <코리아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