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싸가지(?) 이야기 “가세요! 당신네 회사와는 더 이상 거래하지 않을 겁니다. 얼른 가세요!” 친절하고 점잖기로 소문난 원장님이 얼굴이 벌개져서 나지막이, 하지만
노여움이 담긴 목소리로 언성을 조금 높였습니다. 백인인 듯 보이는 40대 초반의 여성은 당황스런 표정을 지으며 엉거주춤 서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원장님이 진료실 안으로 들어가자 뒤를 따랐습니다. 원장님이 다시 단호하게 잘라 말했습니다. “그렇게 불친절하고 서로에 대한 배려가 없는 당신네
회사와는 더 이상 거래할 이유가 없습니다. 어서 가십시오.” 그 여성은 병원에서 채취한 혈액을 픽업, 검사를 위해 자기네 회사로 가져가는 딜리버리 담당자였습니다. 그날 그녀는 “혈액검사 할 사람이 한 명 더 있으니 5분만
기다렸다가 함께 가져가 달라”는 부탁에 짜증스런 표정을 지으며 “그렇게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고 합니다. “물론, 정해진 시간에 딜리버리 해가는 게 맞지요. 하지만 특별한 경우라면 5분 정도는 기다려줄 수 있는 것 아닙니까? 한 번은 혈액 한 개가
빠져 저 여자가 나간 지 채 1분도 안 돼 전화를 했더니 엄청 투덜대며 ‘다시 못 간다. 다음 주 월요일에 가지러 가겠다’고 했다더군요. 저 여자는 단순히 웨이지 받고 혈액 딜리버리만 하는
거지만, 저 회사 사장은 저 여자가 밖에 나와 고객들에게 저런 식으로 하고 다니는 줄 모르고 있을 겁니다.” 참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문득 <코리아 타운> 생각을 해봤습니다. <코리아 타운> 사람들은 독자들이나 광고주들에게 어떤 인상으로 비쳐지고 있을까…. <코리아 타운>은 “광고 좀 내주세요” 하는
마케팅 전화를 하지 않습니다. 광고주를 찾아 다니며 “광고
좀 주세요” 하는 부탁도 하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신문, 잡지사에서 찾아가거나 전화를 해서 광고 얘기 하는 걸 달갑지 않아 하십니다. 때문에 <코리아 타운>은
광고게재를 요청하는 전화나 방문 대신 ‘더 좋은 책 만드는 일’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코리아 타운은
건방지다” 라는 오해도 가끔 받게 됩니다. “코리아 타운은
뭐 잘났다고 광고 달라고 찾아오지도 않느냐?”는 반응을 보이는 분들도 더러 계시기 때문입니다. <코리아 타운>은 자동전화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고, 개인광고 또한 리셉셔니스트가 일일이 받아 적는 대신 필요한 내용을 직접 녹음하시도록
해놓고 있습니다. 전화통화를 위해 계속 기다려야 하는 고객들의 불편을 덜어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또 <코리아 타운>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주4일
근무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사실을 모르시는 분들은 “코리아 타운은 왜 금요일에 전화를 안
받아?” 라고 불평을 하십니다. 코리아 타운이 광고 좀 내달라고 찾아 가지 않는 것이나 금요일에 전화를
안 받는 것 등에 대한 오해는 사정을 알고 나면 “아, 그랬어?” 라고 이해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의 여성처럼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들로 고객들을 불편하게 하거나
불쾌하게 해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많은 회사들이 고객의 편의를 위해 이런 시스템들을 도입하고 저런 노력들을
합니다. 하지만 사장부터 말단까지, 회사 구성원 중 어느
한 사람이라도 진심을 담아 고객을 대하지 않는다면 그 같은 노력들은 일시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 김태선 <코리아 타운> 대표. 1956년 생. 한국 <여원> <신부> <직장인> 기자 및 편집부장, <미주 조선일보> 편집국장. 2005년 10월 1일 <코리아 타운> 인수, 현재 발행인 겸 편집인. |